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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STS IN VELVET

벨벳 속의 야수들 - 프롤로그

 

 

 

~ 마르가레테 ~

 

 

 

그녀는 마지막 페니히로 진을 사서, 몸을 덥히려고 벌컥 마시니 목이 쓰렸다.

 

늦은 시간이었고, 다리가 마치 묵직한 납덩이처럼 아팠다.

 

머리 위에 떠오른 가느다란 먹구름이 한 달을 가린 후, 다른 달마저 가려 버렸다.

 

 

 

 

 

여름은 가 버린지 오래였고, 가을의 달인 브라우차이트가 벌써 스물여섯 날이나 되었다.

 

곧 겨울이 시작되고 강에는 얼음이 둥둥 떠다니리라.

 

날씨를 점치는 이들은 일상적인 알트도르프의 안개를 예언하고 있었다.

 

 

 

 

 

그녀는 어떤 여관집에 ‘빈 방 있음’ 이라는 표지가 걸려 있나 살펴보면서 일백 선술집의 거리를 향해 루이트폴츠스트라세를 터덜터덜 걸어 내려갔다.

 

그녀는 까막눈이었지만, 몇몇 단어들은 알고 있었다.

 

 

 

 

 

 

순찰 역참 앞에 놓인 남자 키 정도 되는 공고판이 두루마리 같은 글씨로 뒤덮혔다.

 

그녀는 몇몇 단어들을 알아볼 수 있었는데:

 

수배’, ‘살인자’, ‘황금 크라운 50개’,

 

그리고 나머지보다 훨씬 큰, ‘야수’.

 

 

 

 

 

 

따뜻한 늑대털 외투를 입은 경사가 검 위에 손을 얹은 채로 역참 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갔다.

 

 

 

 

 

‘할멈, 조심하쇼.’ 순찰대원이 소리쳤다.

 

야수가 돌아다닌다고!

 

 

 

 

 

 

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고, 그에게 욕지거리를 하며 모퉁이를 돌았다.

 

경사는 자기를 할머니라고 불렀다.

 

추위보다도 훨씬 쓰라렸다.

 

그녀는 떨림을 멈추지 못한 채 낡은 숄을 어깨에 더 단단히 둘렀다.

 

낚시바늘처럼 날카로운 바람을 막는 데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녀는 어디서 밤을 보내야 할지 몰랐다.

 

10년이나 어쩌면 15년 전이라면, 그녀는 강가 근처의 여관집에서 밤을 보낼 침대를 구할 수 있었으리라.

 

한창 때였다면 그렇게 비참하게 굽실거리지는 않았을 텐데.

 

 

 

 

 

 

그녀는 오로지 황금 크라운을 위해 몸을 내주었었다.

 

허나 지금은 아니었다.

 

크라운을 받을 더 어린 소녀들이 있었으니까.

 

항상 더 어린 소녀들이 있었다.

 

 

 

 

 

그녀는 스물 여덟이었지만, 이 늦은 시간에 비치는 두 개의 달빛 아래 그녀는 그보다 배는 늙어 보이리라.

 

내년에는 마흔 정도로 보이게 될 것이다.

 

 

 

 

 

 

청춘은 너무나도 빨리 지나갔다.

 

리크키 플라이슈의 칼질은 헛된 생각에 대한 대가로서 그녀의 한쪽 눈을 앗아가고 깊은 상처를 남겼다.

 

허나 시간은 이목구비의 다른 부분에도 비슷하게 풍파를 입혔다.

 

 

 

 

 

 

 

그녀의 숄은 한때 금실로 수놓아진 고급진 물건이었다.

 

자신에게 홀딱 빠졌었던, 신사 프리드리히 팝스트의 선물은 이제 얼룩지고 다 해져 버렸다.

 

그녀의 신발은 발에 맞지 않았다.

 

터무니없이 높은 힐을 신고 알트도르프의 자갈 거리들을 수 년 동안이나 걸어온 망가진 발은 무엇보다도 아팠다.

 

 

 

 

 

 

황금 크라운은 몽땅 써버렸으며, 대부분은 리크키가 썼다.

 

그는 처음에는 그녀에게 친절했으며, 옷과 보석을 사주고는 했다.

 

허나 옷들은 좀먹혔고 보석들은 저당 잡히거나, 팔리거나, 도둑 맞았다.

 

그다지 가치 있던 것은 아니었다.

 

몇 안되는 진짜들은 전 소유주의 문장을 뜯어내야만 했었다.

 

 

 

 

 

 

 

 

강 건너편에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다른 건물들보다 훨씬 높이 솟아오른 황궁은 성벽 안의 모든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음악이 그곳에서 흘러나왔다기에는 너무 멀었지만, 다른 훌륭한 저택들도 많았다.

 

 

 

 

 

 

젊었을 적엔 자신도 배짱이 두둑했다.

 

그녀는 리크키의 권위 있는 사람들을 위한 선물로서 제공되거나,

 

아니면 심지어 자신만의 신사에게 초대를 받기도 했는데 – 프리치, 라고 애칭을 부르던 사내 –

 

그의 아내가 탈라브하임에 있는 사촌의 집에서 돌아오기 전, 짧은 여름을 함께하고는 했다.

 

 

 

 

 

 

 

숙녀 아가씨들은 그녀의 본성을 알고 그녀를 피했지만,

 

아가씨들의 부군들은 치맛자락 주변을 서성거리며,

 

춤을 청하거나 또 다른 부탁을 해 왔다.

 

 

 

 

 

 

그녀는 그들의 벨벳과 향수를 기억한다.

 

그 때의 음악은 이미 유행이 한참 전에 지났겠지만, 신사들은 변함없이 부드럽고 계산적일 것이다.

 

옷을 벗으면 리크키 플라이슈와 다를 것도 없었다.

 

 

 

 

 

 

한 번은 그녀가 주사위 노름의 상품이었으며, 한 관리가 그녀를 위층으로 데리고 갔다.

 

그는 제후 중 한명의 먼 사촌이었다.

 

더듬거리고 서투른 데다가 동침하기 전에 위어드루트 조각을 입 안에 털어넣었는데, 용기를 내기 위함이었으리라.

 

이제 그녀는 그의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았고, 단지 멋진 옷만이 기억났다.

 

 

 

 

 

 

그날 밤, 그녀는 옆에서 그가 잠결에 움찔거리는 통에 잠에서 깼다.

 

이상한 변덕과 함께,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그의 독특한 궁정식 녹색 벨벳 망토를 나신 위에 걸치고는,

 

피부에 닿는 천의 부드러운 입맞춤을 즐겼다.

 

 

 

 

 

 

관리들은 모두 황제의 앞에서 이 옷을 걸쳤다.

 

오래된 전통이었다.

 

그날 밤, 마르기 루트만은 황제였다.

 

그녀는 시궁창에다 가래침을 뱉고는, 침이 고이는 것을 느끼며 다시 진을 한 모금 마셨다.

 

 

 

 

 

강 이쪽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았다.

 

최소한 저런 음악은 아니었다.

 

그녀는 유령의 포옹과도 같았던 벨벳의 추억에 몸을 떨었다.

 

향수를 쓰는 남자와 자 본 적도 오래되었다.

 

심지어는 비누조차.

 

 

 

 

 

 

 

이런 밤에는 바람이 강 위를 스치며, 죽은 물고기와 죽은 사람의 악취로 공기를 가득 채웠다.

 

야수가 피비린내 나는 짓거리를 하기로 선택한 장소가 여기인 것도 당연했다.

 

제국의 영광스러운 전장에서보다도 이 부두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마르기는 아까 검은 박쥐 선술집에 있었는데,

 

그리틀리 모이저의 자식에게서 가져온 몇 페니히를 길다란 병에 담긴 진을 사는데 쓰고,

 

지저분한 붉은 머리카락을 망가진 얼굴 위로 쓸어올리며 들어오는 선원들과 부두 노동자들에게 입을 삐죽거렸다.

 

 

 

 

 

 

 

그들 모두는 그녀를 알아보았지만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20년 전이라면 모두가 그녀의 곁으로 몰려들었을 텐데.

 

풍만한 가슴의 창부 마를레네나, 북쪽에서 온 음침한 소녀 카테 코르트너 곁으로 몰려드는 것처럼 말이다.

 

 

 

 

 

 

허나 그것은 20년 전, 그녀가 잘 익었을 때의 이야기였다.

 

이제는 얼굴을 보지 못할 정도로 지독하게 술에 취한 사람만이 그녀의 곁으로 왔다.

 

그러면 이제 중요한 것은 다리 밑에서 등을 대고 하느냐, 아니면 골목에 서서 하느냐일 뿐이었다.

 

목에서 땀과 맥주의 악취가 나지 않도록 숨을 참고, 선술집이 문을 닫기 전에 빨리 끝났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다.

 

 

 

 

 

 

그녀에게는 뒷방에서 태어나 이름을 채 짓기도 전에 리크키가 팔아버린 다섯 아이들이 있었다.

 

울릭께서만이 약초로 한 유산이 그녀의 안을 얼마나 망가뜨렸는지 알고 계실 것이다.

 

그녀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지만.

 

그래, 그건 좋은 일이다.

 

 

 

 

 

 

 

 

최근 자신의 수준이 떨어졌다는 것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한때 그녀는 최고급 포도주만을 고집했었지만, 이제는 거칠디 거친 진을 마시고 있었다.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진짜 음식을 먹기 위해 수고했던 적이 언제였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녀가 박박 긁어모을 수 있는 돈이란 돈은 전부 진에 퐁당 빠졌다.

 

위어드루트를 살 여유가 생기면, 그녀는 꿈 속으로 도망치고는 했다.

 

허나 요즘 그녀의 꿈은 깨어있는 삶과 다를 바 없이 따분했다.

 

결국 그녀 자신에게 버려지면서, 고통과 함께 눈을 뜨는 것이다.

 

 

 

 

 

 

 

다리만 아픈 것이 아니었다.

 

등과 목도 점점 더 아파왔다.

 

뇌를 흠뻑 적신 진은 거의 종일 머리가 욱씬거리게 만들었다.

 

 

 

 

 

 

 

그녀가 알기로는, 부둣가 사업의 사정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야수의 살인이 시작된 후로, 거래가 감소했다고 바우만이 떠드는 것을 검은 박쥐 여관에서 들었었다.

 

여전히 시궁쥐들과 배에서 막 내린 뱃사람들은 있었지만, 대부분의 알트도르프 시민들의 일백 선술집 거리에서 멀리 거리를 두었다.

 

 

 

 

 

 

 

만약 당신이 조각조각 나서 흩뿌려지지 않았다면, 경비대에게 붙들려 심문을 받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야수가 황궁의 귀족이라고 수군거렸다.

 

아니면 워프스톤이 혐오스럽게 뒤틀어 놓은, 칼날 같은 손가락을 가진 어두운 권세의 사교도이거나.

 

 

 

 

 

 

 

카테는 거대한 두 눈을 초록빛으로 빛내는 야수가 구 부둣가에서 어린아이를 뒤쫓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입이 세 개나 달렸는데,

 

하나는 정상적인 곳에 있었지만 다른 하나는 뺨 높은 곳에 붙어있었고,

 

유독한 증기를 뿜어댔다고 말이다.

 

 

 

 

 

 

허나 카테는 이미 위어드루트의 황홀한 꿈에 중독된 지 오래였고,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였다.

 

오래 살지는 못할 것이다.

 

 

 

 

 

 

바우만은 야수가 드워프라고 들었다는데, 자기보다 큰 인간들을 자기 크기로 줄여 버리겠노라 맹세했기 때문이란다.

 

 

 

 

 

 

경비대는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모든 선술집에 공고가 내걸렸고, 그녀는 술꾼들이 그걸 큰 소리로 읽는 것을 들었었다.

 

경비대는 살인자를 체포할 어떠한 정보라도 제공한다면, 두둑한 크라운을 지불하겠노라 했다.

 

절망적인 상황이라는 뜻이었다.

 

 

 

 

 

 

 

마르기에게 있어 그건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

 

모든 사내들은 송곳니와 발톱을 가진 야수였고, 여인들은 그들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멍청이들이였다.

 

게다가, 그녀 또한 자신의 발톱으로서 멋지고 날카로운 칼을 하나 들고 다녔다.

 

 

 

 

 

 

 

위어드루트가 꾸게 해주는 꿈보다도 훨씬 더, 침대가 필요했다.

 

너무 오랫동안 부둣가에 깔린 자루 옆에서 웅크린 채 잠에 들었었다.

 

 

 

 

 

 

위험한 일이었다.

 

쥐들이 귀찮게 굴지 않더라도, 회사 경비들이 다가와서 막대기로 쿡쿡 찔러대고는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늘 그들에게 자신을 대가로 좀 가만히 놔두라고 부탁했었다.

 

 

 

 

 

 

짐승 같은 놈 하나가 그녀를 데려갔었던 지 몇 달이 지났는데 – [라이크와 탈라벡] 무역 회사의 멧돼지 루프레히트 

 

너무 돼지같이 퉁퉁해서 잘 흔들지도 못했었다.

 

 

 

 

 

 

볼일을 다 보자, 그는 그녀를 발로 차며 다시 거리로 내쫓았다.

 

그녀는 루프레히트가 늑골 중 하나를 부러뜨렸다고 생각했다.

 

다른 고통들 때문에 부러진 건지 확실히 단언하긴 힘들었다.

 

 

 

 

 

 

하룻밤은, 그녀는 [라이크와 탈라벡] 으로 돌아와서 칼을 꺼내들었다.

 

돼지 같은 놈 배때지에 지방이 얼마나 들었는지 알아보려고 말이다.

 

야수가 체포되기 전에 해볼 만한 일이었다.

 

그가 대신 뒤집어쓸 테니까.

 

 

 

 

 

 

 

 

그녀는 벽에 기대어 온몸이 처지는 걸 느꼈다.

 

마르기 루터만에게 있어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창부 짓은 청춘을 바칠 만한 일은 아니었고, 몇 년이면 금새 지치게 될 것이다.

 

 

 

 

 

이제 그녀는 현실을 알고 있었으나,

 

한때 그녀는 멍청한 소녀였고,

 

그림을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어떤 관리의 막내아들을 잡아 사랑 받는 정부가 되기를 꿈꿨었다.

 

 

 

 

 

마를레네와 카테도 그랬지만, 곧 현실을 알게 될 것이다.

 

깔깔거리는 소녀들이 홀딱 빠져든 남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썩어가는 것을 상상하자 미소가 지어졌다.

 

 

 

 

 

빨간 볼에 풍만한 가슴을 가진 마를레네는, 매년 점점 살이 찌고, 사생아들을 낳으리라.

 

요염한 뱀처럼 춤을 추는 카테는, 꿈 속에 점점 더 빠져들어 허수아비처럼 쪼글쪼글해지며, 다리나 네 바퀴 마차 아래서 삶을 마치게 될 것이다.

 

 

 

 

 

 

그녀는 몇 년 동안이나 사람들이 어떻게 늙어가는 지 보아왔었다.

 

마르기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그녀의 보드라운 피부는 가죽처럼 변했으며 심장은 복숭아 씨앗처럼 죽은 덩어리였다.

 

 

 

 

 

 

 

그녀는 일억 번째로 리크키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놈이 준 흉터만 없었어도 예전 일을 계속할 수 있을 텐데.

 

그가 그녀에게 칼질을 한지 몇 달쯤 후에, 그녀는 칼을 들고 놈의 잠자리로 슬그머니 들어가 그를 약간 베었다.

 

흠집을 내서 내용물이 줄줄 흘러나오게 했었지.

 

 

 

 

 

 

그 기억도 그녀를 미소짓게 했다.

 

늙은 여인은 위안이 필요했다.

 

 

 

 

 

경비대는 그녀를 심문했지만, 리크키는 적이 너무 많아서 용의자를 추려내기 힘들었다.

 

갈고리 갱단과 물고기 갱단이 서로를 죽여대던 부둣가 전쟁 중이었으니까.

 

리크키는 한때 갈고리 갱과 어울렸으니 보복 선상에 올랐던 거다.

 

전쟁은 지독히도 끝나지 않아, 갱들은 곧 흥미를 잃어버렸다.

 

 

 

 

 

 

마르기는 전에 갈고리 갱단의 두목인 빌리 피크가 시민 경비대 완장을 차고 경비대원들과 걷는 것을 보았었다.

 

야수가 잡히기 전까지는 특이한 동맹이 성사되리라.

 

대부분의 물고기 갱단원들은 선동가 예피모비치와 함께 황궁 밖에서 일장 연설을 하고 가게 창문에 돌맹이를 던졌다.

 

 

 

 

그녀는 숄 아래 리크키의 칼자루를 움켜쥐었다.

 

자신의 눈을 앗아간 물건이었다.

 

저당잡혔던 적이 한 번도 없는 물건이었다.

 

결국, 이것이 요즈음 그녀의 삶이었다.

 

 

 

 

 

그녀의 몸과 얼굴은 그릇 위에 너무 오랫동안 꺼내 두었던 과일처럼 갈변되었을지 몰라도, 칼날만큼은 늘 예리했다.

 

오늘 밤, 칼날은 수확을 거두게 될 것이다.

 

바라건대 침대를 구할 정도의 수확을, 꿈꾸게 해줄 위어드루트를 구할 정도의 수확을.

 

그녀는 기회를 찾아 일백 선술집 거리를 비틀비틀 걸어갔다.

 

 

 

 

 

 

 

뚱한 기사 선술집 앞에서는 술에 취한 두 젊은 뱃사람들이 피를 줄줄 흘리면서 싸우고 있었고, 술꾼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거칠고 촉촉한 눈을 빛내는 카테는 구경꾼들 한 가운데 서서, 승자의 주머니를 가볍게 해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돈내기도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았는데, 두 젊은이 모두 대단치는 않아 보였다.

 

어찌 되었든 좋은 일은 아니었다.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았다.

 

 

 

 

 

 

 

 

마르기는 초승달 선술집을 지나쳐 갔다.

 

그 여관방에 어떤 손님들이 묵는지 알고 있었으며, 엮이기 싫었다.

 

망자의 돈을 쓰는 건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지만, 망자가 걸어다니는 와중에 그러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다.

 

 

 

 

 

 

 

 

검은 박쥐 선술집과 울릭의 수염 선술집은 문을 닫았다.

 

춤추는 드워프 선술집 앞 시궁창에는 중년의 남자가 속옷만 입은 채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이미 작업이 끝난 게 분명했다; 텅 빈 지갑은 훌떡 뒤집힌 채 그의 옆에 널브러졌고, 반지를 거칠게 빼낸 손가락 관절은 피투성이였다.

 

 

 

 

 

 

 

뚱한 기사 선술집의 소동을 끝낼 곤봉을 꽉 쥔 채로, 두 경관이 강도질 당한 취객은 무시하고 걸어갔다.

 

그녀는 브루노의 맥줏집 마테우스 2세 선술집 사이의 좁은 골목 속으로, 어둠 속으로 몸을 웅크리고 들어섰다.

 

 

 

 

 

 

 

마테우스 2세의 문가 위에는 아직도 일렁이는 횃불이 켜져 있어서, 그녀는 빛을 피해 벽에 바짝 붙어야 했다.

 

아직도 자기 앞에 발부된 영장이 몇 개 남아있었고, 경비대원들은 종종 그녀를 심문하고는 했으니까.

 

 

 

 

 

 

몇 년 전에는 한번, 단지 리크키가 호의를 필요로 한다는 이유만으로 루이트폴츠스트라세 역참의 모든 병사들에게 봉사해줘야 했었다.

 

경비대원들은 지저분한 갱 상징 대신에 빌헬름 2세의 문장이 외투에 찍혀 있다는 것 말고는, 갈고리 갱이나 물고기 갱과 다를 것도 없었다.

 

 

야수 사건에 대해서는, 그냥 길 가는 사람을 아무나 잡아가면서 자기들이 뭔가를 하고 있다고 보여주기에 급급했다.

 

 

 

 

 

 

 

 

경비대원들이 싸움꾼들에게 소리치는 것과, 곤봉에 흡씬 두들겨 맞은 사람들의 외침이 들렸다.

 

부디 자신을 위해서 카테의 바보 같은 이빨을 털어 주었으면.

 

아니면 뒷방 유희를 위해 역참으로 끌고 갔거나.

 

가르침이 될 거다, 뻣뻣한 암캐년아.

 

 

 

 

 

 

 

어째서 경비대가 야수를 체포하지 못하는지, 부둣가의 사람들을 내버려 두는지는 알지 못했다.

 

아마도 다른 모든 일을 망친 패배자와 술주정뱅이들만 부둣가로 발령 나기 때문이겠지.

 

 

 

그래서인지 선사들은 창고를 지키기 위해 직원들을 고용했으며,

 

밥값을 하는 선장이라면 알트도르프에 정박할 때 따로 경비원들을 모집하고는 했다.

 

 

 

 

 

 

도둑들을 문트젠 성채가 아니라 부두 경비대에 보낸다는 오래된 도시 농담이 있을 정도였다.

 

그녀가 봉사했던 루이트폴츠스트라세 역참의 뒷방은 장물로 가득한 보물창고나 다름없었다.

 

매주 분배되기 전까지 보관해두는 그런 곳.

 

 

 

 

 

 

가끔씩 너무 욕심을 부린 경관은 부두 갈림길의 사슬에 목매달리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그냥 일상적인 범죄였다.

 

 

법과 질서에 대해 불평하던 상인들의 배와 창고에 종종 일어나던 원인모를 화재를 보아,

 

해운회사들은 상품을 약간 잃는 편이 괜히 소란을 피우는 것보다 싸게 먹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경비대원들은 가죽 외투를 스치며 다시 지나갔고, 뚱한 기사의 군중들이 끝난 싸움판에 대해 투덜거리는 게 들렸다.

 

경관들은 엄지손가락을 딱 붙여 잠근 자물쇠와 연결된 쇠사슬로 뱃사람들을 각자 하나씩 끌고 갔다.

 

그들 중 하나가 부러진 이빨과 취해서 꼬부라진 목소리로 ‘돌아오라 빌발리로, 에스탈리아 선원이여.’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가리 닥쳐.’ 경관이 몽둥이로 엄지를 후려치며 말했다.

 

뱃사람은 쓰러졌다.

 

경관은 그를 발로 찼다.

 

 

 

 

 

마르기는 뼈만 앙상한 무릎을 끌어안고 벽에 미끄러지듯 웅크렸다.

 

작은 짐승이 벨벳 털이 난 옆구리를 스치며 살금살금 그녀의 곁을 지나갔다.

 

그리고는 사라졌다.

 

 

 

 

 

 

두 경관 모두 음유시인이 될 뻔한 사내를 걷어차고 있었다.

 

‘음악의 아버지 납시었군.’ 쓰러진 사내를 끌고 가던 경관이 그렇게 말하고는, 엄지 수갑을 풀고 손에 쇠사슬을 감쌌다.

 

‘동기를 빼먹으면 섭섭하겠지?’

 

 

 

 

 

다른 경관은 낄낄거리며 죄수를 풀어주기 시작했다.

 

약간 덜 취한 뱃사람은 항의하며 역참에 데려가 감옥에 넣어 달라고 요구했다.

 

풍기문란 한 건 미안하다나.

 

 

 

 

 

‘왜 야수를 잡지 않는 거요?’ 선원이 목소리를 떨며 말했다.

 

‘대신-’

 

 

 

 

 

 

첫 번째 경관은 사슬 주먹을 선원의 배에 꽂아 말을 끊었다.

 

그는 죄수를 몇 번 더 후려치고는, 동료에게 자리를 내 주었다.

 

다른 경관은 쇠사슬을 채찍처럼 휘둘러 선원의 얼굴을 때렸다.

 

선원은 골목으로 달아나려고 했다.

 

마르기는 벽에 몸을 비비며 한껏 뒤로 붙었다.

 

경관이 사슬을 튕겨 선원의 발목에 걸어, 그는 얼굴부터 자갈밭에 넘어졌다.

 

 

 

 

 

 

머리가 돌에 부딪히는 걸 보니 분명 기절했으리라.

 

경비대원들은 그를 몇 번 걷어차고는, 침을 뱉고 낄낄거리면서 가 버렸다.

 

전형적인 루이트폴츠스트라세 역참 대원들이었다.

 

 

 

 

 

 

골목은 싸늘했고, 어딘가에서 물이 졸졸 흘렀다.

 

한기가 그녀를 타고 흘렀다.

 

그녀는 몸을 돌려 벽의 구멍에서 쏟아지는 반짝이는 물줄기를 바라보았다.

 

깨끗한 냄새가 나진 않았다.

 

 

 

 

 

 

골목엔 다른 사람이 있었다.

 

저게 누구거나 무언인지는 모르겠지만, 긴 망토를 입은 것 같았다.

 

남자 같아 보이는 키가 큰 형체.

 

뒷벽에 기대어 무언가를 개울가에서 씻고 있었다. 마침내, 기회다.

 

그녀는 경비대원이 듣지 못하길 바랬다.

 

 

 

 

 

 

마르기는 웃으며 입을 삐죽였다.

 

나쁜 치열을 감추기 위해 연습했던 것이였다.

 

그녀는 숄 아래에서 칼을 뽑았다.

 

 

 

 

‘안녕, 내 사랑.’ 그녀가 마치 마를레네처럼 바보 같이, 유혹적으로 속삭였다.

 

‘저녁이 외롭지. 안 그래?’

 

 

 

 

 

형체가 돌아보았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리 와, 작은 마르기에게 오렴. 내가 같이 있어 줄게...’

 

 

 

 

 

그녀는 블라우스의 끈을 풀고는, 피부가 괜찮아 보이기를 바랬다.

 

그녀를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온 사내는 그녀를 품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쯤이면 너무 늦었다.

 

딱 원하는 거리까지 기회가 다가온다.

 

 

 

 

 

 

 

‘자, 내 사랑.’ 그녀가 칼날을 뒤로 쥔 채 달콤하게 속삭였다.

 

그리고는 왼손을 아주 매혹적으로 손짓했다.

 

 

‘절대 이 밤을 잊지 못하게 될 거야.’

 

 

 

 

 

 

형체가 움직였다. 두툼한 무언가가 스치는 소리가 났다.

 

고급진 옷이다.

 

부자를 골랐구나.

 

상상이었을까, 아니면 진짜로 두둑한 지갑에서 짤랑거리는 황금 크라운 소리를 들은 걸까?

 

이 정도면 한 달은 거뜬하리라.

 

입술에서 위어드루트 맛이 날 지경이었다.

 

해골 안에서 꿈이 피어나는 게 느껴졌다.

 

 

 

 

 

 

그녀는 고개를 한쪽으로 숙이고는, 입술을 핥았다.

 

그리고는 블라우스를 어깨에서 벗어 버리고 가슴을 손가락으로 더듬으며,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그녀는 만선의 어부와도 같았다.

 

 

 

 

 

 

형체는 가까워졌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칼날을 내밀었다.

 

창부 짓 하기엔 너무 늙었을지 몰라도, 취객 강도 짓 하기에는 결코 늙지 않았다.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기회는 명백히 흥미가 끌린 것 같았다.

 

‘마르기에게 오렴...’

 

 

 

 

그림자는 충분히 가까웠다.

 

그녀는 형체에 맞추어 키가 큰 남자를 상상하며, 처음으로 찌르기 가장 좋은 장소가 어디일지 생각했다.

 

칼날은 목젖을 겨누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손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고, 뼈가 갈리고 부러지는 게 느껴졌다.

 

칼은 바닥에 떨어져 자갈 위를 굴렀다.

 

그녀는 한껏 비명을 지르기 위해 밤공기를 한바탕 들이쉬었다.

 

거친 손바닥이 그녀의 입을 막고, 비명을 봉쇄했다.

 

그녀는 이글거리는 밝은 눈을 보고 삶이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야수가 그녀를 어두운 골목으로 끌고 가 찢어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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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드루트는 올드 월드의 약용식물의 일종으로 진통 작용을 함

 

제국에서 가장 흔한 길거리 마약류로서

 

씹으면 행복감과 유쾌한 환각을 보게 되는데

 

어떤 이들은 마법의 바람과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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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트젠 성채는 알트도르프에 위치한 채무자들 가두는 감옥임.

 

차리나 카타린의 사촌 알렉산더도 여기 갇혔는데

 

다음날 풀어주려고 보니까 동료 수감자들에게 살해당함

 

 

카스파어 폰 펠텐이 나오는 <The Ambassador/대사> 소설 시리즈에 언급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