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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STS IN VELVET

벨벳 속의 야수들 - 1장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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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첫 기억은 고통스럽지만, 흥분도 함께다.

 

 

 

 

 

수음하지 말라고 했지! 역겹다고!

 

그리고, 주먹이 날아든다.

 

 

 

 

 

야수는 입에서 피 맛을 본다.

 

거울 속의 멍든 얼굴을 본다.

 

무엇이든, 누구든 될 수 있는 얼굴을.

 

 

 

 

 

얼굴을 있는 그대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

 

그저 소년의 껍데기에 갇힌 것 뿐.

 

 

 

 

 

처음으로, 야수가 포효한다.

 

아직은 발톱이 없지만, 곧 자라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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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 : ‘여기야, 야옹아-야옹아...

 

이리 와, 같이 놀자.

 

여기 여기, 멋진 야옹이가 있네.

 

그럼 어떤 엄마가 널 사랑할까?

 

맞았어. 좋아.

 

가르릉, 엄마에게 가르릉거리렴...’

 

 

 

 

 

 

야수의 손에서 날카로운 발톱이 드러난다.

 

털과 피부에 미끄러지듯 박히고, 근육에 구멍을 낸다.

 

고양이는 악마처럼 비명지른다.

 

 

 

 

 

 

‘자아, 야옹아-야옹아...

 

엄마한테 와.

 

야옹아? 야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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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 또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자, 바지를 입거라.

 

정말 멋지고 잘생긴 소년 납셨네.

 

아버지가 분명 자랑스러워 하실 거야.

 

주머니에 이건 뭐야?

 

조심, 옷 찢어질라.

 

비싼 거야.

 

벨벳이라고.

 

알트도르프의 황궁에서 입는 거랑 똑같아.

 

봐, 찢어먹었네.

 

조심하라고 했잖아, 얘야!’

 

 

 

 

 

 

 

더 많은 주먹.

 

야수는 이제 주먹질에 익숙해져 있다.

 

소년의 껍데기가 얼마나 상처입든 간에,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소년의 껍데기는 결국 울음을 그친다.

 

 

 

 

각각의 상처마다 소년은 옅어지고,

 

야수는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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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살이 되었을 때, 야수는 고양이를 죽였던 것 이후 처음으로 살육을 시작한다.

 

야수는 영리하다.

 

아직 충분히 강해지지 않았다는 건 알고 있다.

 

그래서 그것은, 가문의 전 사냥터지기인 니콜라스 영감을 고른다.

 

니콜라스 영감은 사냥 도중에 멧돼지에게 부상을 입어 은퇴하게 되었다.

 

그는 휘어 버린 다리와 함께, 오래된 오두막집에 걸린 해먹에서 대부분의 하루를 보낸다.

 

야수에게서 도망치기엔 너무 느릴 것이다.

 

 

 

 

 

 

 

 

 

소년의 껍데기는 희미해지고, 야수가 발톱을 꺼낸다.

 

마지막 원정에서 가져온 아버지의 양날검을 끌어내린다.

 

 

 

 

 

 

 

 

야수의 손에서 무겁게 느껴지지만, 너무 무겁지는 않다.

 

무게가 중요했다.

 

야수가 무기를 충분히 높게 들어올릴 수만 있다면,

 

무게가 움직임을 도와 약해빠진 소년 껍데기의 팔을 보완할 것이다.

 

완벽하리만치 용의주도했다.

 

 

 

 

 

 

 

 

내리쳐진 칼날은 니콜라스 영감의 목을 치즈처럼 가르고, 질긴 천 해먹을 자른다.

 

사냥터지기의 머리가 데굴데굴 굴러가고, 야수는 그것을 공처럼 이리저리 찬다.

 

 

 

 

 

 

 

 

‘끔찍해, 끔찍해, 끔찍해. 내 아들이 보아선 안 돼. 절대로 안 돼. 이해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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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는 오랫동안 소년의 껍데기인 척 하며 기다린다.

 

그들은 자라서, 신사다운 예술을 배운다.

 

 

 

 

 

 

 

 

12번째 생일날, 야수는 다시 슬며시 나와 정원에 있는 술 취한 손님에게로 도끼를 들고 간다.

 

소년의 껍데기를 무릎 위에서 위아래로 흔들며 놀아주곤 했던 제르기우스 삼촌이다.

 

 

 

 

 

 

얼굴이 갈라진 그는 기이해 보였다.

 

그 상처는, 야수에게 여인의 은밀한 부분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야수는 처음이자 유일한 실수를 한다.

 

그는 무릎을 꿇고 제르기우스 삼촌의 갈라진 틈을 살피며, 소년 껍데기의 손가락을 피에 담그고 상처를 캔다.

 

 

 

 

 

 

 

 

지그마의 망치여!

 

제르기우스 삼촌과 함께 다니는 소녀, 나타샤다.

 

소년 껍데기의 아버지는, 그녀를 형제의 정부라고 불렀다.

 

야수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

 

그들은 그게 꽤나 역겹다고 생각했다.

 

 

 

 

 

 

 

나타샤는 허수아비처럼 굳은 팔과 함께, 그저 아무 말도 없이 서 있었다.

 

우스운 꼴이었다.

 

소년의 껍데기는 그녀에게 미소를 짓고, 야수는 허리춤의 칼집에서 발톱을 꺼낸다.

 

 

 

 

 

 

 

 

 

‘다 괜찮아, 타샤. 슬퍼하지 마.’

 

소년의 껍데기가 일어서서, 나타샤의 허리를 팔로 감싼다.

 

그녀는 떨기만 할 뿐 움직일 수 없었다.

 

야수는 거친 혀로 그녀의 얼굴을 핥는다.

 

그녀는 움찔하지도 않았다.

 

 

 

 

 

 

 

 

야수는 그녀가 그런 짓을 즐긴다는 걸 알고 있다.

 

여자들이란 이렇게나 징그럽다.

 

정말 징그럽다.

 

 

 

 

 

 

 

 

야수는 단단하고 곧은 발톱을 – 8인치 길이의 날카로운 강철 – 나타샤의 배에 쑤셔 넣는다.

 

 

 

 

 

 

 

그녀는 즐거운지 헐떡거리며, 입에서 피를 뿜었다.

 

야수는 나타샤의 배에서 발톱을 뽑아, 그녀의 가슴에 박는다.

 

그리고는, 발톱을 다른 곳에 찔러넣는다.

 

또 다른 곳에도 찔러넣는다.

 

 

 

 

 

 

 

 

얼굴이 갈라진 제르기우스 삼촌은 달들을 올려다본다.

 

나타샤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야수가 알고 있던 것 중에 가장 훌륭한 일이었다.

 

 

이제부터, 여자만 사냥할 거야.

 

여자만 죽일 거야.

 

 

소년의 껍데기도 동의한다.

 

 

 

 

 

 

그것은, 여자들이란 자연적인 먹잇감임을 깨닫는다.

 

여자들.

 

징그러운 여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