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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에서, 볼프는 숲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었다.
그는 짐승이 아니었으므로, 네 발로 엎드려 달려나가고 싶은 충동을 애써 억눌렀다.
사람처럼 옷을 걸치고 갑옷을 입었지만, 그는 또한 늑대의 이빨, 늑대의 털, 늑대의 발톱을 가진 늑대이기도 했다.
그는 무리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었는데, 많은 이들이 그처럼 짐승과 인간 사이 어딘가에 속한 것들이었다.
앞을 가로막고 우뚝 솟아오른 어두운 나무들을 휙 스쳐가는 동안 눈이 발 밑에서 사각거렸다.
그 앞 어딘가에 밤의 먹이가 있었다.
솔 향이 짙었지만 먹이의 향이 더 짙었다.
그의 주둥이는 자신의 침으로 젖어 있었고, 곧 입과 배를 가득 채울 톡 쏘는 피의 짭짤함과 비릿함을 벌써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먹이를 보고, 강한 뒷다리로 얼어붙은 눈을 걷어차며 발톱을 꺼낸 채로 달려들었다.
그보다 작은 무언가가 울면서 그의 아래에 깔렸다.
그의 발톱이 살점을 갈랐다.
두 개의 달은 밤하늘을 가득 채웠다.
그는 고기를 찢어내면서 고개를 들고 울부짖었다....
볼프는 마지막 울부짖음이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것을 들으며 잠에서 깼다.
온 몸이 땀투성이였고 얇은 시트가 몸 위에서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굵은 머리카락은 근질거렸고, 머릿속은 빠르게 사라져가는 득의와 함께 엉망진창이었다.
다시 그 꿈을 꾸었고, 수치스러움만이 느껴졌다.
여행자 숙소에 있는 트루디의 방의 익숙한 석고 천장과 벽난로가 보였다.
어젯밤 대학 기숙사가 아니라 여기까지 온 것이 분명했다.
마지막으로 본교에 갔었던 적이 언제인지 생각해 보았다.
어젯밤, 샤이트 교수가 자신의 안부를 물었다고 누군가 말해 줬었다.
그의 형제, 요한도.
그는 잠 때문에 오히려 지친 듯 침대에 가만히 누워, 아직도 곤히 자고 있는 트루디의 살과 온기를 느꼈다.
그는 꿈들을 잊어 버리려고 노력했으나, 꿈들은 멀어지지 않았다.
낮 동안에는 치카트리체의 카오스 기사들과 허비했던 세월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비록 형제 요한이 아는 이야기는 전부 듣고자 했지만.
10년 동안, 그는 흉터얼굴 강도왕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었다.
10년 동안, 워프스톤은 그에게 끊임없이 마법을 걸어, 이름에 걸맞는 몸과 정신을 갖도록 만들었다.
볼프 폰 메클렌베르크는, 충직한 가신 푸코티히의 희생으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었다.
물론 모습은 원래대로 돌아왔다지만, 정신은 어떨지 의문이 남았다.
구조된 지 6년이 흐른 지금 그는 29살이었으나, 겉으로는 19살 같아 보였다.
밤이 되자 잃어버린 세월이 다시 밀려들었다.
허나 꿈은 어디까지가 기억이고 어디까지가 망상일까?
처음에 그는 어린 시절에 집착했고, 현재의 문제에 대해 고개를 돌렸으며, 10년 동안의 ‘부제’ 에 대하여 말하려던 요한의 시도를 거부했었다.
그리고 그는 영혼의 평화를 찾기 위해 숲 속으로 들어가 야생적으로 살아 보려고 했었다.
그곳에서 찾은 두 번의 우연한 만남이 그를 폰 메클렌베르크 영지로 돌려보냈고, 그 후엔 알트도르프로 가 대학에 입학했다.
첫 번째는 얼굴에 야수 문신을 새긴 귀족과의 만남이었다.
그의 이름도 볼프로, 볼프 폰 노이발트라고 했다.
그도 카오스에게 형제를 잃었었다.
그는 많은 고난을 겪으며 살아왔고, 한 번은 영웅 콘라트의 동료였던 모험가가 되었다.
시골의 여관에서 볼프는 또 다른 볼프를 만났고, 점차 서로의 깊은 이야기도 나누었다.
볼프는 또 다른 볼프의 회의주의에 당혹스러웠고,
그가 잔혹하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운명이 그에게 던져준 패를 결코 버리지 않는 고집스러움만큼은 존경스러웠다.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빈곤 속으로 몰락했는데; 교단을 위해 키워진 그는 떠돌이 용병이었고, 냉담하게 다음 일거리가 죽음일지도 모른다고 확신했다.
볼프는 그에게서 수용을 배웠다.
두 번째 만남은 마린부르크에서 있었는데, 볼프는 그곳에서 바다와 뱃일을 배우며 여름을 나길 원했었다.
요한은 그에게 항만과 노스카를 오가는 정기 무역선에서의 사관후보생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에릭은 북부인이었고, 다른 볼프처럼 용병이었다.
그들은 부두에서 처음으로 만났을 때부터 설명할 수 없는 동류의식으로 단번에 서로에게 끌렸다.
둘 다 동료들에게서부터 외면받았으며, 카오스의 손길이 약간 닿았었으니까.
사정은 에릭이 더 안 좋았다.
볼프가 괴물이 되었었던 두려움과 함께 살아야 했다면, 북부인은 괴물이 될 거라는 끊임없는 두려움과 함께 살아야 했으니 말이다.
그는 달들의 강한 부름을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맞서 왔다.
볼프는 언젠가 에릭이 늑대성에 굴복했다는 소식을 들을까 봐 무서웠다.
만약 강대한 전사마저 저항할 수 없다면, 자신이 어찌 내면의 악마와 맞설 수 있겠는가?
허나 마지막으로 그가 들은 소식은 에릭이 여전히 인간이라는 것이었다.
짧은 몇 달 만에 10년간의 부재를 만회하고 제국 선제후의 권리와 책임을 이어받은 요한에게는 더 쉬운 일이었으리라.
볼프에게 있어, 진척은 더더욱 느릴 것이다.
그는 늘 목발이 필요하기도 했으니까.
최근 그는 위어드루트를 질겅거리기 시작했다.
대학 주변이나 일백 선술집 거리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고, 그걸 씹으면 잔인함과 폭력으로 가득 찬 꿈을 꾸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젯밤에, 볼프가 기억한 바로는 꽤 많은 루트를 질겅거렸던 것 같았다.
기억하려고 노력해보지만...
어젯밤 그와 트루디는 지하의 옛 드워프 땅굴에서 요란한 파티에 참석했었다.
음악과 춤, 그리고 색등으로 가득한.
볼프는 카를 프란츠 리그의 회장 오토 베르니케에게 초대를 받았다.
이 리그는 대학에서 가장 오래되고 저명한 친목회로서, 그는 – 선제후의 형제니까 – 입학 시험에 합격하자마자 입회할 예정이었다.
만약 그가 입학 시험에 합격했다면 말이다.
하지만 오토처럼 파티에 집착하는 사람이 입학했다면 볼프가 못할 이유는 뭐란 말인가.
볼프는 트루디와 함께 엘프 음유시인들의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었던 걸 기억했다.
그리고는 모든 게 어렴풋했다...
그는 침대 옆 탁자로 손을 뻗어 루트 주머니를 찾았다.
어제는 거의 비어 있었는데, 지금은 꽉 차 있었다.
브루노의 맥줏집에 있는 필리페나, 미르미디아의 가슴 선술집에 있는 마크 루거라는 단골 공급책 중 하나를 만났던 것 같았다.
그는 일어나 앉아 주머니에서 루트를 하나 꺼내 살펴보았다.
칼로 반으로 썬 부분은 이미 바싹 말라 있었다.
트루디는 한 팔로 그의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는 도시에서 보낸 첫 주에 그녀를 만나 지금까지 함께했다.
예전에도 여자는 알고 있었다만 – 게다가 잃어버린 세월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누가 알겠는가 – 트루디는 그의 첫 번째 정식 여자친구였다.
그녀는 여행자 숙소의 종업원 아가씨였는데, 처녀 여사제는 아니었다만 길에서 볼 수 있는 다른 사람들처럼 헤프지는 않았다.
그녀는 젊고, 물론 문맹이었다.
가끔씩 그에게 편지를 들고 와 읽어달라고 하긴 했지만, 대부분은 배움을 싫어했다.
삶이란 건 책이랑 관련이 없어, 그렇게 자주 말했지.
몇 달 동안이나 책을 펴지 않았던 볼프는 그녀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몸을 뒤로 뉘이고 트루디가 기대도록 했다.
‘너 침대에 눕는 거 몰랐어.’ 그녀가 말했다.
‘늦게 왔나 보다...’
그는 그녀에게, 스스로를 기억할 수 없다고 고백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키득거리면서 말했다.
‘근데 깨워서 알았어.’
그녀는 허리춤을 부드럽게 비비면서,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털을 만지작거렸다.
볼프의 몸은 그녀에게 반응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턱을 치켜들고 입을 맞추며, 이빨을 맛보았다.
‘너는 정말 만족을 모른다니까.’
그녀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는 눈을 깜빡였다.
‘일어나게 해 줘. 울릭님, 점심도 다 지났겠다.’
입이 건조했다. 그는 반 남은 루트를 두 동강 내서 그녀에게 하나를 권했다.
그녀가 거절하자, 그는 두 개를 몽땅 입에 털어넣고는 질겅질겅 씹었다.
그녀는 그의 옆구리를 쓰다듬으며, 허리를 굽혀 그의 가슴에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그녀가 목 주변을 깨무는 동안 그는 그녀의 긴 백금발을 쓰다듬었다.
그는 마음속이 꿈으로 젖어들어가는 걸 느끼며 더 세게 씹었다.
방이 넓어지며, 마음은 좁아졌다.
그는 손을 바라보았는데, 잠깐 동안 발톱이 나온 앞발이 트루디의 머리를 찢고 귀와 얼굴 절반을 벗겨 버리는 게 보였다.
그는 얼어붙으며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왜 그래, 볼프?’
그의 손은 정상이었다.
그녀의 머리는 멀쩡했다.
그녀가 입을 맞추자 그는 씹힌 루트를 혀에서 혀로 밀어넣었다.
그녀가 삼킴과 동시에 서로의 꿈이 함께 녹아들었다.
시간 감각은 잃어버렸지만, 그들은 천천히 서로를 알아가고 있었다.
마침내 트루디는 자세를 바로잡고 올라탔다.
그녀의 풀린 머리가 어깨에서 찰랑거렸다.
그녀는 손을 그의 가슴에 얹고는 부드럽게 움직였다.
그는 눈을 감고 그녀를 쓰다듬으며 어깨에서 가슴으로 손을 움직였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눈을 떴다.
트루디는 잠시 정신을 놓은 것인지 눈을 떴지만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몸에서 네 개의 긴 상처를 찾았는데, 한쪽 겨드랑이에서 시작해서 갈비뼈를 가로질러 배 근처에서 사라졌다.
얕은 상처에는 이미 딱지가 져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자국에 맞춰 보려고 했으나, 너무 넓게 퍼져 있었다.
네 개를 전부 만지려면 손에 힘을 줘서 펴야만 했다.
그는 트루디가 짜릿함과 고통 그 사이 있는 무언가에 몸서리치는 것을 느끼며, 선을 따라 손을 움직였다.
배를 만지면 간지러움을 쉽게 타는 것인지 그녀는 곧 웃음을 터뜨렸다.
‘볼프.’ 그녀가 말했다.
‘어젯밤 너는 야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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