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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성당의 교중 미사에는 참석하지 못했으나, 늦은 저녁 미사에 참석했다.
신도석은 없었다.
지그마 성당의 신도들은 서 있거나 단단한 돌바닥 위에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비록 무릎에 찬 기운이 들고 몸에 오한이 슬금슬금 찾아오겠지만, 하루를 보낸 후엔 무릎을 꿇는게 나을 것 같았다.
어찌되었든 땅에 닿는다는 것은, 이 작은 성전에서 바쳐진 독실한 신도들의 기도와 함께 신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뜻이리라.
수치스럽고 죄 많은 생각들도 – 어쩌면 수치스럽고 죄 많은 신도들도 – 있을 테지만,
로자나는 그것들을 몰아내고 수 세기 동안 이어진 제국의 수호신들과의 영적 교제를 나누는 데 능숙했다.
그들은 희생자들이 남긴 이상한 옷가지들을 추려내면서, 그녀를 저녁 때까지 루이트폴츠스트라세 역참에 잡아두었다.
그리고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관련 없는 쓰레기 조각들도 함께.
그녀는 강령술사가 아니었다; 죽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삶의 마지막 순간을 물을 수 없었다.
그녀는 사이코메트리였는데, 강한 감정이 서린 물건들을 만져서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인상과 환영을 보는 힘이었다.
일곱의 죽음을 경험하는 일은 끔찍한 직무였고, 알아낸 거라곤 혼란과 유혈 뿐이었다.
그녀는 야수가 칼을 든 미치광이라고 추측했지만, 어째서인지 뒤틀린 생물이라는 암시를 떨쳐낼 수가 없었다.
고통 속에서 그녀는 뚫어져라 응시하는 눈의 흐릿한 인상만을 느꼈다.
그리고 매번 녹색 벨벳이 보였다.
허나 폭력적인 죽음이 남긴 경악스러운 잔해만큼이나 지독했던 것은,
살해된 여인들이 그 전까지 살아온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느낌이었다.
굶주림, 추위, 빈곤, 평생의 학대, 기쁨이라고는 없는 사랑.
한 여인은 아마 열일곱 정도의 아이들을 낳았는데, 누구도 살아남지 못했다.
다른 하나는 어릴 적 아버지에게서 위어드루트를 배웠고, 남은 인생을 꿈 속에 갇혀 살았다.
야수는 결국 부둣가에서 사라지겠지만, 비탄은 여기 남아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지그마께, 일곱 여인의 죽음을 씻어달라고 기도를 올렸다.
팔각형 성전의 중앙, 제단 위에 있는 전쟁 망치의 형상을 바라보며, 그녀는 인간이었던 신에게 닿으려 했다.
때때로 그녀의 축복은 신의 출현을 보여주었다.
허나 그녀는 그것이 정말로 신들에게 닿은 것인지,
아니면 3천년간 계속된 독실한 영혼들의 망상에 닿은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지만, 로자나 오풀스는 너무 많은 것을 보곤 했다.
궁극적으로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것보다 훨씬 나빴다.
그녀는 묘지기 사제가 미사를 마치자 일어섰다.
유일하게 친구라 부를 만한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가능한 모든 미사에 참석하려는 노파와,
잉크투성이 손가락에 말을 심하게 더듬는 수련 수사 틸로였다.
그녀는 무릎을 비비며 따뜻하게 해 보려고 애썼다.
‘로-로-로-로...’
‘네.’
그녀는 그가 끝마치기를 기다리지 않고 대답했다.
그는 그녀를 커피 가게에 초대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마음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의 이마는 선홍색이었고, 머리카락은 이십 초반임에도 가늘어져 갔다.
두피는 주홍빛으로 반짝였다.
그녀는 그에게 친절하게 대했다.
‘미안해요, 틸로. 학자님께서 저를 부르셔서.’
‘그-그-그...’
그럼 다음에 어때요?
‘아마도요, 틸로.’
그는 입술을 씰룩이며 미소지었다.
‘실례할게요.’
그녀는 그를 지나치며 성전의 문을 나섰다.
틸로는 약간 비틀거리며 그녀를 스쳤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틸로의 마음 속 거품이 터졌다.
...그녀는 날름거리는 불길이 살갗을 핥으며, 벌거벗은 채 침대에 묶여 있는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얼굴은 치장되어 있었고, 위어드루트 중독자 같은 공허한 눈은 웃고 있었다.
자신의 가슴과 엉덩이는 드워프 여신의 조각상처럼 지나치게 강조된 채였다.
얇게 발라진 향수 먹인 기름은 아픔 없이 타올랐다.
그녀는 몸을 끈에 비비며 허리를 활처럼 들었고, 뜨거운 자신의 중심에서는 보이지 않는 따스함과 사향이 뿜어져 나왔다.
그녀는 무언가를 애걸하며, 입에선 말을 계속 읊조렸다...
그녀는 접촉을 끊으며 수련 수사를 밀어냈다.
그의 눈에서 공포를 읽을 수 있었다.
‘봤잖아.’ 그가 더듬지 않고 말했다.
‘봤지!’
그는 예복을 펄럭이며 도망갔다.
성전 밖에는 분수대가 있었다.
그녀는 물이 나오는 곳에 얼굴을 밀어넣고 틸로를 씻어 버리려고 했다.
‘난 예쁜 편이 아니야.’ 그녀가 스스로에게 거짓말하며 중얼거렸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건 내가 아니야.’
그리고 얼굴에 찬물을 문질렀다.
그녀는 결코 연지를 바르거나 하지 않았으며, 길고 붉은 머리카락도 스카프로 가리려고 노력했다.
틸로와 같은 남자들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디를 가든 남자들의 시선이 따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여자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으리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여자들은 남자들의 더러운 욕망을 직접적으로 경험하지는 못하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로자나.’ 한 목소리가 말했다.
그녀는 얼굴에 물방울을 흘리며 고개를 들었다.
드레스 앞쪽이 젖어 달라붙었다.
횃불 수도회의 창시자인 지멘 루하크가 두건을 쓴 채 회랑에 있었다.
횃불 수도회는 교단의 행정을 담당했다.
루하크는 청중들을 끌어모으는 사람이었다.
수련 수사들은 늘 그를 두려워했는데, 왜냐하면 그가 나타났다는 것은 호된 꾸지람을 들어야 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로자나는 늘 그의 엄격함 아래서 뒤엉킨 의심들을 보며 유감을 느끼곤 했다.
만약 학자 미카엘 하셀슈타인이 지그마 교단의 기사라면, 지멘 루하크는 그의 종자였다.
‘제가 늦었나요?’ 그녀가 물었다.
루하크는 고개를 저었다.
‘방금 데리러 온 참이오.’
‘학자님은 알현 준비가 되셨구요?’
‘그렇소. 방금 궁정 행사에서 돌아오셨다오.
그대가 그분을 너무 혼란스럽게 하지 않아 준다면 내 참으로 고맙겠소.
굉장히 심란해 보이시니. 그분은 생각할 문제가 너무 많으시다오.’
로자나는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루하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점치는 것도 불가했다.
무언가 그 자신도 모르는 막연한 것이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루하크는 틸로보다는 그녀를 더 잘 알고 있었다.
학자의 개인실로 걸어가는 동안, 그녀는 그가 자신을 건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심지어는 옷깃이 스치는 것도 피하려는 것인지, 소매를 옆구리에 딱 붙힌 상태였다.
남자들이란 두 종류였다: 그녀를 원하는 남자들, 그녀를 두려워하는 남자들.
학자의 개인실 밖에는, 두 명의 불타는 심장 기사들이 완전 무장한 채 차렷 자세로 서 있었다.
평소 하셀슈타인은 그러한 경호에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위험한 상황에서는 늘 교단의 군사 조직을 호출하고는 했다.
권세 있는 자라면
– 알트도르프에서, 하셀슈타인은 대계보학자 위오리 15세 바로 아래의 직위였으니까 –
그러한 요청을 하기 놀랄 정도로 쉽다.
기사들은 옆으로 비켜섰고, 루하크는 문을 열었다.
그녀는 개인실로 들어서며 살짝 절했다.
뒤에서 문이 닫혔고, 이제 그녀는 황제의 고해사제 미카엘 하셀슈타인과 함께 있었다.
루하크는 따라 들어오지 않았다.
전에도 하셀슈타인과 대화해본 적은 있었지만, 독대는 아니었다.
대부분은 먼발치에서 교단과 제국의 일을 처리하는 그를 보았었다.
그는 보통 값비싼 예복을 입고 마차에 오르거나 내리거나 했다.
그가 자신의 가장 치명적인 경쟁자이자,
카를-프란츠의 조력을 얻기 위해 갖은 음모와 계략에 뛰어드는 제국 재무부 장관,
모르난 튀발트를 설득하려 한다는 것 정도는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하셀슈타인은 성당보다는 황궁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궁정의 정치적인 삶 가운데 필요한 교단의 필요성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지그마는 망치를 들었었지만, 학자는 깃펜과 장부를 들고 싸워나갔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학자는 부츠를 벗고 소파에 누워 있었다.
그는 사제복을 입고 있었으나, 외투처럼 풀어헤친 채였다.
그 아래에는 궁정의 훌륭한 옷을 걸친 채였다. 약간 아파 보이기도 했다.
개인실은 넓었지만 어질러져 있었다.
한쪽 벽에는 무심한 표정의 황제 초상화가 자랑스레 장식되었다.
지그마가 망치를 휘두르는 모습이 그려진 니폰식 병풍이 얇은 창문 앞에 세워져 있었다.
개인실엔 촛대 하나만이 켜진 채였다.
로자나는 학자가 눈이 아파서 다른 등불들을 껐다는 느낌을 받았다.
탁자 위에는 책과 서류들이 높이 쌓여 있었고, 압지대 옆에는 전례의 기능과 크기에 따라 말끔하게 정돈된 인장들이 늘어섰다.
하셀슈타인은 그녀를 바라보며 일어나 앉았다.
‘오풀스.’ 그가 딱 잘라 말했다.
‘그 자리에 있게.’
그녀는 밖에 있는 기사들처럼 뻣뻣히 서 있었다.
‘뒤에 의자가 있지.’ 하셀슈타인이 말했다.
‘앉게나.’
그녀는 얌전히 드레스를 다리에 접어 올리고는 그렇게 했다.
낮은 의자였고, 나무 발판이 달려 있어서 꼭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훨씬 낫군.’
그가 다시 숨을 뱉으며 말했다.
루하크가 점쟁이에게 닿는 것을 주의했다면, 미카엘 하셀슈타인은 공포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추측해 보면, 그는 황제의 고해사제이기에, 고문받는다고 한들 주님 외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들이 머리 속에 가득할 것이다.
‘오풀스.’ 그가 말했다.
‘로자나. 맞나?’
‘예, 학자님.’
하셀슈타인은 일어서서 양말을 신은 발로 방을 서성거렸으나, 그녀 주변에 반원이 그려져 있다는 양 굴었다.
접촉이 없더라도 그의 머릿속에 가득한 고민의 폭풍을 느낄 수 있을 지경이었다.
마치 번개처럼, 공기 중을 타닥거리는 것들.
학자가 근심에 빠져 있다는 루하크의 말이 맞았다.
‘자네는 몇 년 씩이나 성당에 있었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그마의 착하고 신실한 종이로고. 자네와 관련된 보고서들은 전부 훌륭했네.’
그는 에스탈리아 셰리주를 한 잔 따랐다.
학자는 금욕적인 편은 아니었다.
갈비가 드러나고 다리가 포개진 차가운 새 요리가 소파 옆 접시에 놓여 있었다.
로자나는 오늘 뭔가를 입에 댈 시간이 없었다는 걸 떠올렸다.
닭은 옥수수를 쪼고 짚단을 비벼대며 행복한 삶을 살았다.
농부 딸의 특별한 애완동물이었다.
허나 농부의 딸은 그것의 가치를 잊을 만큼 다정하지는 않았다.
어느 날, 그녀는 새를 품에 안고 깔끔하게 목을 비틀었다.
로자나는 그렇게 많은 동물들의 삶을 느껴 왔다.
그녀는 채식주의자다.
하셀슈타인은 셰리주를 홀짝이며 가만히 서 있었다.
그의 머리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인이었다.
로자나는 펄럭이는 치맛자락과 남은 향수, 몸의 따뜻한 압박을 느꼈다.
허나 알기로는, 하셀슈타인은 부인이 없었다.
그녀는 보이지 않는 촉수를 다시 끌어당겨 무릎 위에 포개진 손처럼 뉘였다.
하셀슈타인은 술을 더 들이켰다.
피곤했겠지, 아무렴.
‘오늘 부두에 갔었는가?’
‘예, 발라프 사제님께서 경비대를 도우라고 하셨습니다.’
‘발라프라, 응? 솔선수범하는 친구지. 좋군.’
로자나는 학자가 사제의 솔선수범에 대해 상을 내리고 싶어하지는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리한 젊은 사제가 발톱해 너머로 선교 임무를 받는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난 야수 사건에 도움을 주려 하고 있네.’
하셀슈타인은 잔을 비웠다.
‘살인자, 그래. 들어 본 적 있지.’
로자나는 스스로를 가다듬을 수 없었다.
하셀슈타인으로부터 쏟아지는 인상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강렬했다.
여자의 웃음소리와 끈적한 땀의 맛.
학자는 틸로처럼 밤의 환상을 만들어내지 않았다.
그는 상상이 아니라, 기억하고 있었다.
급하게 맞붙는 몸과, 추상적으로 사랑을 나누고, 피와 멍, 입맞춤과 애무가 점쳐졌다.
그리고 마치 사제가 기억의 일부를 지워버리려는 것처럼 거대한 어둠도 느껴졌다.
‘불행한 일이지. 뭘 알아냈나?’
로자나는 하셀슈타인의 마음 속에 있는 모습들을 애써 무시했다.
‘죄송하지만 조금 뿐입니다. 살인자는 남자인 것 같아요. 인간이요. 아니면 인종적으로 비슷합니다.’
하셀슈타인의 얼굴이 구겨졌다.
분노가 주변에 후광처럼 타올랐다.
‘학살의 야만성을 봤을 때, 우리가 카오스의 괴물을 상대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야수는 몸이 아니라 마음이 뒤틀려 있어요.
적어도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확실하진 않지만요.
살인자는 무언가 육체에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경비대가 가지고 있던 유품들을 전부 점쳐 보았었지요.
무언가 중요한 것이 제 손아귀 안에 있지만, 혼란 속에서 골라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자네는 아직 어려.’ 하셀슈타인이 말했다.
‘자네의 축복은 완전히 숙달되지 않았네.’
‘어쩌면 좀 더 능숙하게 통제하는 사람에게 위임하는 편이 교단에 좋을지도요.
하넬로레 치슐러나 베아테 헤티히가 늘 맡지 않았습니까.’
학자는 잠시 생각하다 결정을 내렸다.
‘아니, 로자나. 자네가 맡도록 하게.
또 다른 점쟁이를 데려오면 상황이 더 혼란스러워질 걸세.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알트도르프에 없어.
이 살인은 치슐러나 헤티히를 불러 올 만한 증거가 없기도 하고.
야수는 곧 잡힐 터이니.’
‘예.’
‘살인자에 대해 더 말해줄 수 있는가?’
로자나는 이 말을 해도 될지 확신하지는 못했지만,
‘제가 점쳤던 것은 아니지만, 제가 도착하기 전에 경비대가 중요한 증거를 하나 찾아냈었지요. 없어지긴 했지만요.’
하셀슈타인은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래.’ 그가 초조히 말했다.
‘그게 뭔가?’
‘녹색 벨벳 조각입니다, 학자님. 궁정 관리들이 입는 것과 같은.’
하셀슈타인이 주먹을 꽉 쥐자 그 안에서 잔이 산산조각났다.
로자나는 분노가 방 안을 가득 채워 움찔했다.
그의 얼굴은 굳은 데다가 무표정했지만, 마음 속은 혼란으로 가득했다.
그는 손수건을 꺼내 베인 상처에 감았다.
‘로자나, 맹세한 적 있던가? 수련 수녀가 아니라는 건 알지만, 교단에 소속되지 않았나?’
‘저는 헌신과 순명을 서약했었습니다.’
‘순명이라? 좋네. 교단이 무엇보다 우선일세. 알겠나?
지금 제국은 위태롭고, 오직 우리만이 무엇보다도 제국을 걱정하고 있지.’
하셀슈타인은 성당 고용인들에게 개인적으로 강론하는 동안 말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발라프 사제는 그 설교를 재미있어하며, 그녀에게 제국이 위태롭지 않았던 적을 역사에서 꼽을 수 있냐고 물었었다.
‘야수에 대해서 무엇을 알아내든, 내게 먼저 보고해야 하네.
만약 내가 없다면, 루하크와 말하도록. 극도로 중요한 일일세.’
‘어... 이해했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하게. 우리에겐 불타는 심장 기사단이 있다는 걸 기억하고.
경비대가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성전사들이 훨씬 잘 할 수 있다네.
난 경비대원들을 믿지 않아.
너무 많은 범법자들이 그들 손아귀에서 빠져나갔단 말이지.’
로자나는 이해했다.
그녀가 보았던 부둣가 경비대는 탐욕스러운 불량배들이었다.
야수가 부유하다면, 쉽게 자유를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그런 일에 책임을 질 수 없었다.
‘그리고 비밀로 지켜야 하네. 많은 이들이 알아서 좋은 이야기는 아니니까.’
하셀슈타인은 다시 자신의 여자를 생각하고 있었다.
둘이 짝을 이루자 그녀는 격정적으로 신음했다.
이 성당 안에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나?
‘이해했습니다.’
‘우린 부유한 교단일세, 로자나. 이 사건에 대해 봉사하는 보상을 내리지 말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네만.’
로자나는 학자가 뺨을 후려쳤더라도 이보다 놀라지는 않았으리라.
‘내 만족한다면, 연금을 승인해 줄 수 있을 걸세.
제국의 어디서든, 무슨 일을 하고 싶든 충분하게.
살인자를 찾는 것보다 남편감을 찾고 싶다면 상당한 지참금도 주겠네.
만약 이름과 가족력에 싫증이 났다면, 새로운 배경도 꾸며 주도록 하지.’
놀라운 제안이었다.
‘내 말은 이것이 나에게 – 지그마 교단에게 – 극도로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자네의 성과가 지금 최대의 관심사라는 뜻일세.
잘 봉사한다면, 내가 줄 수 있는 것 중 자네가 모자라다고 느낄 만한 것은 결코 없을 게야.’
로자나는 고개를 숙였다.
스카프가 머리카락에서 흘러내렸다.
하셀슈타인은 자신도 모르게, 탄원자에게 치유의 손길을 얹으려는 익숙한 사제의 동작을 취했다.
이는 고해성사를 끝내는 전통적인 방법이었으며, 사제가 신도의 죄를 짊어진다는 뜻을 상징했다.
닿기 위해 약간 일어서려던 그녀의 머리 위 1인치 정도 즈음에서, 하셀슈타인의 손이 얼어붙었다.
마음 속에서, 그는 어둡고 비좁은, 찬장이나 작은 방에서 여인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여인은 무릎에 힘을 주고, 의자 등받이를 잡은 채로 불안정하게 섰다.
그녀의 안에 그가 들어서자 동시에 끅끅거리는 소리가 났고, 성교의 냄새가 알트도르프의 안개처럼 공중에 맴돌았다.
여인의 치마와 그의 예복은 흐트러져 그 사이에 구겨졌으며, 그녀의 옷 안에 들어간 그의 손은 거머리처럼 딱 달라붙었다.
그의 얼굴은 여인의 머리에 있었다.
로자나처럼 붉은 머리였다.
허나 그 다음엔 비단처럼 멋진 금발이었다.
둘이 절정에 달했을 때, 여인은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턱을 게걸스레 핥았다.
그의 눈을 통해 여인은 다시 자신의 얼굴을 보았지만, 흐트러진 연못의 수면처럼 잔물결이 가득했다.
하셀슈타인의 욕망이 그의 기억과 합쳐졌다.
로자나는 여인의 눈이 녹색에서 파란색으로 변하는 것을, 이목구비가 바뀌는 것을 바라보았다.
얼굴이 일그러지며 몇몇 다른 얼굴이 되었다.
분명히 그 중 하나는 야수의 마지막 희생자, 마르가레테 루트만의 것이었다.
그녀의 인식을 넘어선 다른 얼굴들도 왜인지 익숙했다.
학자는 손을 휙 거두어 예복에 문질렀다.
‘자네는 내 축복을 받았네.’ 그가 말했다.
‘이제, 가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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